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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포럼] 빌 게이츠와 이창호 <중앙일보/03/03> [링크 복사], [링크+제목 복사]
조회: 10733
글쓴 사람
정성태 (techsharer at outl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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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이 올라왔네요.

마이크로소프트의 황제 빌 게이츠는 몇년 전의 인터뷰에서 "당신이 일생 동안 이루지 못한 것이 있는가"란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세계 체스 챔피언이 되고 싶었고 또 세계 바둑 챔피언(the world best GO player)이 되고 싶었다. 나는 성공하지 못했다."
빌 게이츠같이 바쁜 사람이 체스는 그렇다 치고 멀고 먼 동양의 게임인 바둑에 빠져들었다는 게 놀랍다.
체스와 바둑 얘기가 나오자 질문은 자연스럽게 세계 체스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를 꺾은 수퍼컴퓨터 딥소트(Deep Thought)로 옮아갔다. 빌 게이츠는 "나는 오래 전에 컴퓨터가 체스 챔피언을 이기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승리는 별 게 아니다"고 말해 또 한번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딥소트라는 기계는 오직 체스만 할 줄 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컴퓨터 천재로서 빌 게이츠도 컴퓨터가 인간 최고수를 꺾은 사실이 자랑스러웠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다음 타깃은 바둑"이라고 큰소리 치는 대신 기계(machine)와 인간(human)의 얘기를 하고 있었다. 기계세상을 이끈 선도자가 단 한가지만 할 줄 아는 기계에 비해 유머도 즐기고 어린아이도 설득할 줄 아는 인간이야말로 진정 놀라운 존재 아니냐고 반문하고 있었다.
바둑의 최강자 이창호 9단은 8세 때부터 바둑 외길을 걸었다. 온종일 바둑만 생각하고 잠잘 때도 바둑만 생각했다. "바둑은 나에게 요술 거울이었으며 나는 그 속으로 끝없이 걸어들어갔다"고 그는 어린 시절을 회고한다. 이리하여 이창호는 정밀도가 극히 뛰어난 '바둑 기계'가 되었다.
그런 이창호 9단이 올해 들어 두 달간 1승5패라는 치욕의 전적을 기록했다. 이창호라는 컴퓨터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이냐며 사람들은 궁금해 했다.
이창호는 몇 년 전부터 책에 푹 빠져들어 서치(書痴)라는 별명을 새로 얻었다. 그는 세상을 알고 싶어 고서에서 현재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책을 읽으며 밤을 꼬박 새우기도 했다. 폭탄주도 마셔봤다. 이창호가 바둑판 361로 밖으로 걸어나간 것이다.
인생을 알면 승부가 약해진다. 승부는 무심하고 비정하다. 그러나 진심을 다해 인생을 생각하면 유심하고 유정해진다. 이로 인해 고도의 집중력이 단 1, 2%만 분산되더라도 간발의 차로 강적에게 무릎을 꿇게 된다.
그래도 이창호는 책읽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는 걱정하는 기자에게 "잃는 것이 있다면 얻는 것도 있지 않겠어요"라고 반문했다. 잊히지 않는 한 장면이 있다.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이창호가 어느 날 한국기원 한쪽 구석에서 허름한 중년남자와 바둑을 두고 있었다. 이창호가 살인적 대국 횟수에 시달리던 시절이기에 그와 태평하게 바둑을 두고있는 낯선 남자는 더 대단해 보였고 직원들도 누구일까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알고 보니 그는 아무도 아니었다. 그냥 이창호와 바둑을 두고 싶어 돈 한푼 안들고 무작정 찾아온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창호는 "노"라고 말하지 않았다. 고통스러운 대국이었지만 편안하게 두었다.
그 광경은 잔잔한 감동으로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다. 그 장면은 17세에 세계를 제패한 이창호가 만들어진 바둑기계가 아니라 빌 게이츠 말대로 놀라운 인간임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세상에 자기 분야와 자기의 능력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고장난 기계 같은 전문가들은 숱하다.
1승5패라는 최악의 부진 속에서 기적의 5연승을 거두며 농심배 국가대항전에서 우승한 이창호의 모습이 그래서 더 값지게 다가온다.
박치문 바둑 전문기자








[최초 등록일: ]
[최종 수정일: 3/3/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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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작성자
 



2007-04-24 10시42분
[^^]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교훈을 얻고 갑니다...^^
[guest]
2007-04-24 12시55분
^^
kevin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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