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rosoft MVP성태의 닷넷 이야기
[중앙 포럼] 빌 게이츠와 이창호 <중앙일보/03/03> [링크 복사], [링크+제목 복사],
조회: 10755
글쓴 사람
정성태 (techsharer at outlook.com)
홈페이지
첨부 파일
 

좋은 글이 올라왔네요.

마이크로소프트의 황제 빌 게이츠는 몇년 전의 인터뷰에서 "당신이 일생 동안 이루지 못한 것이 있는가"란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세계 체스 챔피언이 되고 싶었고 또 세계 바둑 챔피언(the world best GO player)이 되고 싶었다. 나는 성공하지 못했다."
빌 게이츠같이 바쁜 사람이 체스는 그렇다 치고 멀고 먼 동양의 게임인 바둑에 빠져들었다는 게 놀랍다.
체스와 바둑 얘기가 나오자 질문은 자연스럽게 세계 체스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를 꺾은 수퍼컴퓨터 딥소트(Deep Thought)로 옮아갔다. 빌 게이츠는 "나는 오래 전에 컴퓨터가 체스 챔피언을 이기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승리는 별 게 아니다"고 말해 또 한번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딥소트라는 기계는 오직 체스만 할 줄 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컴퓨터 천재로서 빌 게이츠도 컴퓨터가 인간 최고수를 꺾은 사실이 자랑스러웠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다음 타깃은 바둑"이라고 큰소리 치는 대신 기계(machine)와 인간(human)의 얘기를 하고 있었다. 기계세상을 이끈 선도자가 단 한가지만 할 줄 아는 기계에 비해 유머도 즐기고 어린아이도 설득할 줄 아는 인간이야말로 진정 놀라운 존재 아니냐고 반문하고 있었다.
바둑의 최강자 이창호 9단은 8세 때부터 바둑 외길을 걸었다. 온종일 바둑만 생각하고 잠잘 때도 바둑만 생각했다. "바둑은 나에게 요술 거울이었으며 나는 그 속으로 끝없이 걸어들어갔다"고 그는 어린 시절을 회고한다. 이리하여 이창호는 정밀도가 극히 뛰어난 '바둑 기계'가 되었다.
그런 이창호 9단이 올해 들어 두 달간 1승5패라는 치욕의 전적을 기록했다. 이창호라는 컴퓨터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이냐며 사람들은 궁금해 했다.
이창호는 몇 년 전부터 책에 푹 빠져들어 서치(書痴)라는 별명을 새로 얻었다. 그는 세상을 알고 싶어 고서에서 현재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책을 읽으며 밤을 꼬박 새우기도 했다. 폭탄주도 마셔봤다. 이창호가 바둑판 361로 밖으로 걸어나간 것이다.
인생을 알면 승부가 약해진다. 승부는 무심하고 비정하다. 그러나 진심을 다해 인생을 생각하면 유심하고 유정해진다. 이로 인해 고도의 집중력이 단 1, 2%만 분산되더라도 간발의 차로 강적에게 무릎을 꿇게 된다.
그래도 이창호는 책읽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는 걱정하는 기자에게 "잃는 것이 있다면 얻는 것도 있지 않겠어요"라고 반문했다. 잊히지 않는 한 장면이 있다.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이창호가 어느 날 한국기원 한쪽 구석에서 허름한 중년남자와 바둑을 두고 있었다. 이창호가 살인적 대국 횟수에 시달리던 시절이기에 그와 태평하게 바둑을 두고있는 낯선 남자는 더 대단해 보였고 직원들도 누구일까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알고 보니 그는 아무도 아니었다. 그냥 이창호와 바둑을 두고 싶어 돈 한푼 안들고 무작정 찾아온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창호는 "노"라고 말하지 않았다. 고통스러운 대국이었지만 편안하게 두었다.
그 광경은 잔잔한 감동으로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다. 그 장면은 17세에 세계를 제패한 이창호가 만들어진 바둑기계가 아니라 빌 게이츠 말대로 놀라운 인간임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세상에 자기 분야와 자기의 능력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고장난 기계 같은 전문가들은 숱하다.
1승5패라는 최악의 부진 속에서 기적의 5연승을 거두며 농심배 국가대항전에서 우승한 이창호의 모습이 그래서 더 값지게 다가온다.
박치문 바둑 전문기자








[최초 등록일: ]
[최종 수정일: 3/3/2005]


비밀번호

댓글 작성자
 



2007-04-24 10시42분
[^^]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교훈을 얻고 갑니다...^^
[guest]
2007-04-24 12시55분
^^
kevin2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NoWriterDateCnt.TitleFile(s)
872정성태10/21/200914059도서 추천 : 24. 무료 E-book - Introducing Windows Server 2008 R2
871정성태10/20/200913562다운로드 : 456. Visual Studio 2010 Beta2 리소스
870정성태10/20/200914864다운로드 : 455. Visual Studio 2010 베타 2 (MSDN 구독자) [2]
869정성태10/19/200915207다운로드 : 454. Windows 7 / 2008 R2 패치
868정성태10/8/200913074다운로드 : 453. Sysinternals: Disk2VHD 도구
867정성태9/24/200912885노트북 / 데스크탑 구매자를 위한 소식
865정성태9/2/200916836다운로드 : 452. Windows 7 - XPM 공유 폴더 접근 속도 저하 문제 패치
864정성태8/15/200912946Microsoft 제품 소식 : 85. Windows 2008 R2 다운로드 (MSDN Subscription)
863정성태8/11/200912918Microsoft 제품 소식 : 84. Windows 7에서의 SQL 서버 제품군 지원
862정성태8/7/200913739Microsoft 제품 소식 : 83. Windows 7 다운로드 (MSDN Subscription) [2]
860정성태7/16/200912048Windows 7 Coding Contest
859정성태7/14/200913354Microsoft 제품 소식 : 82.Geneva 프로젝트 이름 변경
857정성태6/10/200913707도서 추천 : 23. WPF와 Silverlight 비교
856정성태6/4/200913161Microsoft 제품 소식 : 81. 2008년 10월 이후 사라지거나 통합된 제품
855정성태6/1/200913951.NETXPERT UX 디자이너 채용 공고
854정성태5/27/200913298다운로드 : 451. Oslo May 2009 CTP
853정성태5/21/200913044도서 추천 : 22. The Art of XSD - SQL Server XML Schema Collections
852정성태5/15/200913077도서 추천 : 21. Microsoft .NET Services White Papers (March 2009 CTP)
851정성태5/1/200912458다운로드 : 450. MSDN 가입자 대상 - Windows 7 RC 및 Vista/2008 SP2 릴리스
850정성태4/28/200913765다운로드 : 449. WSS 3.0 Service Pack 2
849정성태4/23/200912082다운로드 : 448. Microsoft® Visual Studio Team System 2008 Database Edition GDR R2
848정성태4/8/200911881다운로드 : 447. SQL 2008 SP1 Released
847정성태4/3/200914066다운로드 : 446. Enterprise Library 4.1, Unity 1.2
846정성태3/23/200913324다운로드 : 445. 3월 11일 IE8 개발자 세미나 - 웹 캐스트
845정성태3/20/200912388다운로드 : 444. IE 8 공식 릴리스
843정성태3/19/200912813다운로드 : 443. ASP.NET MVC 1.0 RTM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